애니메이션에서 실사영화로, 그 설렘의 시작
약 1년 전, 딸아이와 함께 우연히 접한 '좀비딸(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애니메이션. "와~이건 뭐지?" 라는 첫 반응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동안 알던 애니메이션과는 확연히 다른 독특함에 매료되어 TV 방영 때마다 놓치지 않고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실사영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대와 궁금증이 동시에 밀려왔다.
기대와 현실 사이, 그리고 예상치 못한 즐거움
12세 관람가라고는 하지만 좀비라는 소재 때문에 딸아이가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딸에게 물어보니 "무서운 건 1도 없다" 고 하더라.
영화를 보는 내내 애니메이션의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면서 "아! 이 장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영화에선 이렇게 나오네" 하며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 26부작 애니메이션을 영화 한 편에 담아낸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주요 에피소드들을 적절히 녹여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캐스팅의 승리, 특히 그 할머니 틀니 장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점수로 매긴다면 무서움(2점), 코믹(4점), 감동(3.5점), 슬픔(3점) 정도였다.
조정석의 특유 코믹 연기는 아빠 정환 캐릭터와 완벽하게 어우러졌고, 이정은님의 할머니(밤순) 연기는 정말 싱크로율 99.9%였다. 특히 정환이 할머니에게 물렸다가 틀니라는 걸 알았을 때는 정말 배꼽을 잡고 웃었다. 윤경호님의 감초 같은 역할과 조여정님의 임팩트 있는 연기, 그리고 최유리님의 좀비 연기까지 모든 배우가 제자리에서 빛났다.
아빠로서 느낀 깊은 울림
가장 감동적이면서도 마음 아팠던 건 정환과 수아 사이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였다. 애니메이션을 봤지만 잊고 있던 부분이었는데, 아빠로서 나는 딸을 어느 만큼 사랑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내가 이정환이라면 아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물리적으로 딸을 지킬 수 없는 아빠 정환이 선택한 길은 정말 목이 메일 정도로 감정이 올라왔다.
좀비가 된 딸 수아는 무섭기보다는 귀여우면서도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남을 해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본능을 이길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될 때마다 안타까움이 컸다.
마지막까지 놓치면 안 되는 소소한 재미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쿠키영상이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긴 크레딧을 기다릴 필요 없이 영화 마지막 장면이 끝나자마자 바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수아가 춤추는 영상과 밤순 할머니가 춤추는 영상이 각각 따로 나오는데, 두 캐릭터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귀여운 장면들이었다.
영화의 감동적인 여운을 이런 유쾌하고 따뜻한 미소로 마무리해주는 센스 있는 연출이었다. 이런 작은 디테일까지 챙긴 제작진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좋았다. 영화관에서 관람하시는 분들은 꼭 끝까지 자리를 지켜서 이 귀여운 장면들까지 놓치지 마시길 추천한다!
아쉬운 점과 총평
재미있게 봤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개가 너무 빨랐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지루할 틈 없이 봤지만,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느꼈던 여운을 음미할 시간조차 없을 만큼 빨랐다.
그래서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다. 전개 속도 때문에 1점을 뺐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추천의 말
좀비딸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버전을 꼭 추천한다. 1화부터 26화까지 정주행할 수 있고, 한 편당 약 15분 정도라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영화에서 다루지 못한 애용이의 에피소드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더 많이 담겨 있으니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가족과 함께, 특히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가족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었다.
📝 팁: 영화관에서 보신다면 마지막까지 자리를 뜨지 마세요! 수아와 밤순 할머니의 깜찍한 춤 장면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
좀비딸, 하나의 이야기 세개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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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딸 결말, 하나의 이야기 세 개의 결말 - 스마트 정책 라이프
좀비딸(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영화, 애니, 웹툰 결말에 대해 이야기 해봅니다.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으면 클릭을 삼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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